영국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백신 접종을 시작한 나라다. 그런데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언제 내 차례가 돌아와 백신을 맞을 수 있을지 아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그 백신이 효과가 있는지, 부작용은 없는지, 효과가 있다면 얼마나 오래 효과가 유지되는지에 대한 논란은 논외로 하더라도 말이다. 물론 분명히 알고 있는 것도 있다. 백신 접종을 얼마나 빠른 속도로 진행하든 사망자는 곧 7만 명에 이를 것이고 그들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없다는 것이다. 허망한 이유다.약자들의 고통이 크다. 기댈 곳 없는 그들의 어깨는 쓸쓸하
국회의원 노회찬이 하늘에 별이 되었다. 안타까움에 몸서리치고, 슬픔에 눈물을 삼키는 소리가 세상을 덮었다. 그토록 많은 사람이 그토록 절절히 사랑하는 줄 알았다면 그리 훌쩍 떠났을까 싶을 정도다. 그가 떠나자, 사람들은 저마다 그를 얼마나 아끼고 사랑했는지 고백하고, 그와 함께했던 시간을 더듬는 것으로 그를 추모한다. 미디어는 연일 그의 현란했던 말솜씨와 감동적인 생애를 편집해 보여주고 장례식장에 모여든 유명인사들의 조문을 비춘다. SNS엔 “잘 가세요”, “평화로운 그곳에서 행복하세요” 하는 고별 맨트가 홍수다. 대한민국이 ...
여기 시간당 최저임금을 받고 일하는 두 노동자, 한국이와 영국이가 있다. 2018년 대한민국의 시간당 최저임금은 7530원이다. 영국은 12000원 (7.83 파운드)이다. 한국에 사는 한국이와 영국에 사는 영국이가 똑같이 한 시간을 일했을 때 영국이는 4470원을 더 받는다. 물론 ‘단순비교’는 할 수는 없다. 물가 차이가 있으니까. 그런데 눈여겨볼 통계가 있다. ‘더 이코노미스트’가 2016년에 발표한 전 세계 주요 도시의 생활물가 지수를 살펴보면, 비싸기로 서울이 6위, 런던이 24위다. 133개 도시에서 160개의 상품...
대한민국에서 방송 밥을 먹고산다고 하는 사람들은 영국의 BBC를 성지처럼 찾는다. 방송사 사장 이하 간부들은 물론이고 일반 기자, PD, 교수, 방송 관련 기관의 공무원들에 이르기까지 수도 없이 많은 사람이 해마다 BBC를 방문하거나 연수하면서 누군가를 만나고 듣고, 그 현장을 본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과시용일 뿐이다. 한 치의 발전도 없이 뒷걸음질 치는 한국의 방송 판을 보면 그런 심증은 확신이 된다. 사실 인터넷을 조금만 뒤져보면 BBC에 대한 정보는 물론 영국 방송 산업 전반에 걸쳐 궁금한 거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다....
KBS, MBC, SBS, EBS로 대표되는 대한민국의 방송사와 외주라 칭해지는 독립 PD (혹은 독립제작사) 사이에 ‘공정거래’는 없다. 고정수입 없고, 보너스 없고, 4대 보험 없고, 퇴직금은 더더욱 있을 리 없는 독립 PD들은 잠을 줄여 촬영시간을 늘리고, 혼자 감당하기엔 아니 두셋이 감당하기에도 무겁고 다양한 장비를 들쳐 메고 일인다역의 현란한 플레이를 펼친다. 열악한 제작환경이 완성도를 떨어뜨리는 건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임에도 불구하고 독립 PD는 환경을 탓할 수 없다. PD이기 이전에 생활인인 독립 PD는 늘 부족하...